중국의 가격 공세와 대만 리스크 사이에 낀 한국 반도체
중국이 한국 반도체 산업을 두 방향에서 압박하고 있다. 저가 경쟁과 대만해협 지정학적 리스크가 그것이다. 한국 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이 그 표적이 되고 있다.

중국이 겨냥하는 반도체 — 한국의 '마지막 무기'
반도체는 한국 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그리고 바로 이 산업에 중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이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LCD 패널은 한때 삼성과 LG의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중국에 넘어갔고, 석유화학과 배터리 산업도 같은 전철을 밟았다. 반도체는 그 다음 전선이다.
베이징의 전략은 미중 무역 갈등에서 비롯된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디리스킹(de-risking, 동맹국과의 선별적 의존도 축소)'에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전면적인 '디커플링(decoupling)'으로 전환됐다. Nvidia H200 같은 첨단 AI 칩 수출 금지와 장비·소프트웨어 제한이 그 골자다. 궁지에 몰린 중국은 정면 대응 대신 반도체 자립을 선택했다. 메모리, 파운드리, 소재, 부품, 장비 등 전체 가치사슬에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다. DeepSeek, Kimi 등 저비용 AI 모델의 등장은 중국의 칩 역량이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 훨씬 앞서 있음을 보여준다. CXMT는 기존에 해외에서 수입해야 했던 DUV(심자외선) 노광 장비까지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가격 리스크 — 메모리 칩 '대폭락' 시나리오
당장 가장 큰 우려는 공급 과잉과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이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모두 반도체 시장이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라고 진단하고 있으며,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칩은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CXMT 등 중국 기업들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와 정부의 대규모 투자 물결은 머지않아 범용 DRAM 시장에서 공급 과잉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가격을 대폭 끌어내려 가격 전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생산 투자를 늘리더라도 한국이 버티기 어려운 공격이다. 중국은 이미 막대한 내수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유럽과 동남아시아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 대만해협에 불이 붙는다면
직접적인 경쟁 외에도 중국은 대만해협 충돌을 통해 간접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을 마비시킬 수 있다. 얼핏 보면 TSMC의 공급 차질이 삼성과 SK하이닉스에 유리한 기회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대만은 ASML의 아시아 거점이다. ASML은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의 전 세계 유일한 공급업체다. 대만이 분쟁에 휘말리면, 첨단 칩 생산의 핵심인 EUV 장비 공급과 유지보수 서비스가 끊기게 된다. 게다가 대만은 칩 검사 및 패키징(후공정) 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간에 대체하기가 불가능하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대만은 한국 전체 수입의 4.6%를 차지하며, 그 대부분이 칩·장비·관련 부품이다. 군사 충돌 시 항공편 마비로 해외 설치·유지보수 인력의 입국도 불가능해진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상당히 높게 평가되며,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에 해당하는 2027년이 가장 민감한 시점으로 꼽힌다. 다만 미군 개입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전면전보다는 군사적 봉쇄나 장기 압박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많다.
자주 묻는 질문
중국이 지금 반도체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국의 기술 제재로 인해 AI·산업 성장이 발목을 잡히지 않으려면 자국산 칩 자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DRAM이 한국과 경쟁할 수준인가?
고부가 HBM 분야에서는 아직 아니다. 하지만 범용 DRAM과 일부 중급 분야에서는 국가 보조금을 등에 업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한-중 반도체 갈등이 베트남에 미치는 영향은?
베트남은 삼성의 주요 생산 기지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위기에 빠지면 베트남에서 수출되는 반도체 및 전자 부품 공급망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본 기사는 KVBiz가 베트남어 기사를 요약·번역한 것입니다. 원문 저작권은 출처에 있습니다. 원문: [중국의 역습 ④] 지정학적 리스크 더해진 — 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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